
무한한 우주를 상상하고 오늘의 행복을 믿는 두 사람. 내일을 기다리는 서인국과 박지현이 나눈 호흡과 구원의 주파수.
드라마 <내일도 출근!> 시놉시스 한 줄이 눈에 띄었습니다.
연애하러 출근합니다.' 사내 연애를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지현 배우라는 직업에는 사내 연애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꽤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만약 제가 일반 회사 생활을 한다면 한 번쯤 해보고 싶어요. 스릴 있잖아요! 제가 원래 도파민을 좋아하는 편이라(웃음).
인국 저는 반대예요. 일하다 보면 힘든 순간, 예민한 모습,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면면이 드러나잖요.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건 좋지만, 연애까지 하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질 것 같아요. 주변 시선도 신경 쓰일 테고요.
작품은 일상적 권태기에 시달리던 7년차 직장인 '차지윤'이 직장 상사 '강시우'와 만나 일도 사랑도 성장시키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원작은 웹툰 <내일도 출근!>입니다. 두 사람은 원작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나요
인국 웹툰 작품은 <이재, 곧 죽습니다> 이후 두 번째인데, 경험해 보니 만화와 드라마는 표현 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대본에 집중했죠. 웹툰의 그림체나 분위기는 참고했지만, 원작과 대본을 병행해서 보지는 않았어요. 원작 팬들께는 '이건 또 다른 세계의 강시우와 차지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현 동감해요. 원작을 너무 자세히 보면 각색된 대본과 원작의 설정이 머릿속에서 섞이더라고요. 대본의 차지윤을 이해하는 데만 집중했어요. 원작에서는 인물의 성격나 분위기, 의상 같은 외적인 디테일을 참고했습니다.
극중 차지윤은 유능하지만 번아웃에 몸부림치는 직장인입니다. 개인적으로 지윤의 상황에 크게 공감했는데, 지현이 공감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지현 극중 초반에 지윤이 이런 말을 해요. “회사에 모든 걸 바쳤는데, 병가를 내고 쉬어 보니 자신 없이도 회사는 아무 문제없이 돌아가더라”고. 그 사실에 충격을 받고 회사와 개인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둬야겠다고 마음먹어요. 그 대사가 굉장히 공감됐어요. 조직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책임감 하나로 버텨온 시간 앞에서 내 역할이 늘 대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쉽지 않아요. 지윤도 그걸 깨닫지만 완전히 무심해지지는 못해요. 벽을 세우려 해도 일에 대한 열정이 계속 드러나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직장인들이 겪는 피로와 고민, 책임감의 무게를 좀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강시우는 차갑고 완벽주의적이며, 이른바 '삼노맨'으로 불립니다. '삼노'는 원칙주의에 웃지 않고(No Smile), 사람을 멀리하며(No People), 쉽게 사과하지 않는(No Sorry)' 걸 의미하죠
인국 시우에게 공감할 지점이 별로 없었어요(웃음). 강시우의 삶의 방식이 저와는 정반대거든요. 연기하면서 그의 철두철미한 면이 부럽기도 했지만, 저런 삶이라면 오래 살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재미있지만 답답한 캐릭터예요. 저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편인데 시우는 감정의 진폭이 거의 없어요. 속으로는 기쁘고 화가 나도 겉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늘 딱딱하죠. 그래서 촬영할 때마다 '이 정도 표현해도 될까?' '내가 너무 많이 드러내는 건 아닐까?'를 고민했어요.
시우 같은 상사와 일하면 어떨까요
지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시우는 '유니콘 상사'에 가깝거든요. 사람을 챙기거나 살갑게 대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공과 사가 명확해요. 일은 완벽하게 하고, 사적인 영역은 절대 간섭하지 않죠. 직장인 입장에서는 배울 점도 많고, 일만 잘하면 갈등이 생길 이유도 없는 최고의 상사 아닐까요?
한편 지윤 같은 후배는 어때요
인국 어우, 훌륭한 인재죠. 늘 퇴근만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결과를 내야 하는 순간에는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해내는 사람이에요. 효율도 좋고 능력도 뛰어나죠
유능하지만 번아웃이 온 지윤에게 두 사람은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인국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잠시 숨을 고르더라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거든요. 일이 힘들면 떠날 수 있는데도 계속 일하는 건 그 안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는 뜻이에요. 처음에는 “사장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야망 있는 인물이기도 하죠. 조급해하기보다 지금처럼 자기 속도로 가도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